한창 화제인 240번 버스 사건...이런 글은 어디에 어떻게 올려야 할지도 고민해 봅시다.

버스 기사가 어린아이만 내리고 엄마가 따라 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문 닫고 출발, 내려달라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다음 정류장까지 그냥 갔다는 걸로 요즘 게시판들이 뜨겁습니다.

처음에는 버스 기사에대한 거의 일방적 비난과 책임추궁 일색이더니 서울시의 확인 결과 발표 이후 여론은 또 반전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난데없는 여혐(맘혐?) 코드까지 등장, 난장판으로 바뀌어 가는군요.

이번 사건에 대한 인터넷 여론 지형의 변화를 보며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1. 온라인에서 과연 건강한 토론이 가능할까? 

   온라인 토론장은 대체적으로 메이저 담론이 승리하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왜냐하면 "침묵의 나선"이론처럼 마이너한 의견은 험난한 논쟁의 강을 건너느니 차라리 침묵하는 쪽을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초기에 비등한 힘으로 옥신각신하던 토론도 어느 정도의 임계점이 지나면 주류 의견으로의 쏠림 현상이 확연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그것이 현실에 적절한 결론일 경우 소위 "자정작용"이라 인정되기도 하지만 최근 벌어지는 일부 이슈에 대한 게시판들의 흐름은 자정작용이라기 보다는 반지성적 포퓰리즘에 가까와 보입니다.

   온라인 민주주의 플랫폼은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건강한 숙의민주주의의 도구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2. 이번 사건에 대한 바람직한 토론은 어떤 것일까?

  처음에는 사실관계에 대한 논쟁으로 뜨거웠습니다. 그건 다연히 그럴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사실관계에만 집착한 토론은 감정싸움으로 귀결되고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이젠 심지어 초기 보도 기자가 여기자라서 버스 기사에게 모든 책임이 있는듯 보도했다는 둥 사실과도 전혀 부합하지 않은 이야기들마저 나돕니다.

  사실관계에 대한 논쟁이 보다 긍정적 토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필요할듯 보입니다.

   - 그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한 조처로 제도화 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예: 비상정지요청 스위치를 다수 부착하여 상황 발생 즉시 기사가 인지하도록 한다 등

   - 그 같은 상황이 '이미' 벌어졌을 때 최선의 조치는 어떤 것이 있을까?

      예: 비상구호조치로 인정, 각종 규정으로부터 예외를 인정해준다. 학교와 가정에서 그런 경우 아이가 꼼짝 말고 내린 곳에서 기다리도록 교육한다. 등

  이 같은 사건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우리가 공공성과 개인의 비극 사이에서 어떤 스탠스를 취하느냐 하는 철학적 주제와도 관련됩니다. 따라서 이 작은(?) 사건을 통해서도 주제만 올바르게 유도 된다면 얼마든지 풍성하고 유익한 토론이 가능해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문제는 우리가 온라인에서 토론하며 자신의 의견을 전개하는 방식과 문화에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온라인 플랫폼을 준비하며 이같은 문화의 문제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기술적 장치, 알고리즘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고 싶습니다.

딥불루
특수한 상황이라 무슨 대책을 만들어 제도화한다는 것은 좀 그렇습니다. 그냥 안전교육을 철저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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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분투
@딥불루 "제도"라는 저의 표현이 좀 지나쳤습니다. 굳이 제도라기 보다는 "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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